◆ 기본정보
장 르 : 미스테리, 스릴러
등 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감 독 : 변영주
출 연 진 :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송하윤, 최덕문
러닝타임 : 117분
개 봉 : 2012.03.08
◆ 영화 소개 들어가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낮은 목소리>와 청춘들의 희망 스토리 <발레 교습소> 등으로 유명한 여성 감독 변영주가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한국 사회의 정서에 맞게 각색하여 감독한 한국 영화 <화차>는 2012년 개봉한 스릴러 장르의 작품입니다. 한국 관객 수 243만 명을 동원하여 손익분기점의 2배 이상으로 상업적으로도 성공하였지만, 무엇보다 변영주 감독의 한국 사회의 금융 문제와 정체성 상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단순한 추리 심리극을 넘어서 현대사화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한 뛰어난 연출력과 이선균, 김민희 등 출연 배우들이 복잡한 캐릭터의 내면을 심도 있게 표현하며 다층적으로 연기하여 관객들을 영화에 깊게 이입할 수 있게 한 열연이 돋보인 영화입니다.
영화 제목인 “화차(火車)”는 우리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화약으로 화살이나 대포를 발사하는 무기를 말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조금 다르게 쓰이는데 살아서 나쁜 일을 많이 한 악인이 죽은 후 지옥으로 끌고 갈 때 사용되는 불이 타오르는 수레를 말하며, 한 번 타면 내릴 수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일본에서 빚 때문에 시달리는 고달픈 삶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되며, 영화에서는 더 나아가 불행의 연쇄 작용, 등장 인물들의 삶이 얽히고 설킨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본 리뷰는 주관적인 것으로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영화의 줄거리
영화는 비가 세차게 오는 어느날, 결혼을 앞 둔 장문호(이선균)와 약혼녀 강선영(김민희 분)이 문호의 고향에 청첩장을 전하러 가는 길에서 선영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면서 시작됩니다. 선영의 약혼자 문호는 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의 과거를 파헤치기 시작하지만, 점차 그녀가 숨겨왔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문호는 선영이 금융 문제와 신분 위조에 연루된 사실을 알게 되고, 선영은 단순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마저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놀랍게도 선영의 이름은 강선영이 아니었고 사건은 문호의 삼촌인 전직 형사 종근(조성하 분)이 함께 사건을 파헤치며 더욱 수렁에 빠집니다.
종근은 그녀의 엄마가 사로로 죽었고 그녀는 그 보험금을 탄 후 사라졌으며, 어쩌면 그녀의 엄마의 죽음이 사고가 아니라 살인일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호는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직접 그녀를 찾기 위해 고분 군투합니다. 결국 그녀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빼앗아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녀가 왜 그런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고자 합니다.
결국 그들은 그녀가 화장품 회사에 다니며 이혼한 경력이 있는 차경선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곳에서 강선영을 알게 되었고 강선영의 엄마가 사망한 당일 그녀는 병가를 내고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그녀가 강선영과 그 엄마를 살인한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문호는 그의 동물병원에 다니는 강아지 호두의 보호자 또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외롭게 혼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어떤 여자가 그녀에게 접근하여 함께 여행을 가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그녀가 신분 세탁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녀를 쫓아 용산역으로 갑니다.
그렇게 문호는 용산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차경선을 마주하게 되고 문호는 그녀에게 네가 그런게 아니지 않냐며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지 않냐며 그럴 리가 없다는 듯 물었고, 차경선은 너무나도 차갑고 태연하게 내가 그런게 맞다고 대답합니다. 그 순간 문호의 그리움과 애틋한 기억은 와르르 무너지게 되고 그녀를 경멸하며 소리칩니다. 그래도 그녀에 대한 사랑을 숨길 수 없던 그는 그녀를 품에 안았고, 그의 품에서 그녀는 행복해지고 싶어서 그랬다고 고백을 합니다. 문호는 그녀에게 그냥 너로 살라며 그녀를 놓아주었고, 그동안은 자기가 제일 불쌍하다고 여겼던 그녀가 문호의 “너로 살아” 라는 말을 듣고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은 그녀가 그토록 바랬던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음을... 누군가의 삶을 빼앗아서라도 가지고 싶었던 자유는 누릴 수 없음을 깨닫고 철로에 몸을 던집니다.
◆ 영화 속 메세지
<화차>는 단순히 미스테리 추리 스릴러가 아니라 공포와 멜로적 요소도 담고 있는 영화라고할 수 있습니다. 현대 한국 사회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현실적인 문제들이 인간의 삶의 관계를 어떻게 왜곡시키고 있는지를 적날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경선의 과거의 모습들은 누군가의 삶을 빼앗은 그녀의 선택이 단순히 개인적인 욕망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빚의 구렁텅이에 빠지면 벗어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압력 속에서 기인 한 것임을 나타냅니다.
또한 현대 사람들이 타인과 맺는 관계의 신뢰성과 정체성 문제를 깊게 다룹니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는 사람이 사실은 진실한 모습이 아니며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을 때 오는 절망감으로부터 오는 불신과 파급효과들이 자신의 삶속에서 타인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잔상이 더욱 애틋하게 남는 이유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멜로적 요소 때문일 것입니다. 극 중에서 문호가 그녀의 정체의 진실을 마주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가 누구인지 왜 그런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는지 밝히는 추리를 포기 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강선영이던, 차경선이던 아니면 또 다른 이름의 어느 누구이던 간에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했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 비하인드 스토리
JTBC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에 변영주감독이 영화 제작의 뒷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화차의 시나리오는 좋다는 평이 많았지만, 메이저 영화사의 투자를 받지 못했던 변영주 감독은 고군분투 끝에 독립 예술 영화를 제작하려는 대형투자사의 서브 브랜드 영화사에게 16억이라는 적은 금액을 투자를 받게 됩니다. 그때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밤 장면을 모두 낮 장면으로 시나리오를 변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용산역 장면도 낮이 배경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원래 전체적으로 3분의 2정도는 비가 오는 배경이었으나 이것 또한 오프닝 장면에서만 비가 오는 것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감독과 PD는 연출료를 인센티브로 돌리고, 주연 배우 3인에게 촬영할 때 전액 지급해야 하는 출연료를 추후 영화의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출연료의 일부를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나서야 이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선균 배우는 변감독이 얼마나 열심히 영화를 준비하고 있고 그녀가 공들인 시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출연료보다 영화를 들어가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흔쾌히 승낙을 했다고 했습니다.
◆ 관람 총평
영화 <화차>는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깊이 있는 주제로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원작 소설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한국적 배경에 맞는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점은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특히 약혼녀의 실종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인간적인 나약함과 사랑으로 인한 단호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선균 배우의 신들린 연기와 객관적으로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그녀가 갖고 있는 비밀과 상처를 설득력있게 전달한 김민희 배우의 탁월한 연기가 이 영화를 지금도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이선균 배우가 더욱 그리워지는 영화 <화차>.
추리 스릴러와 미스테리를 좋아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놓치지 말고 꼭 봐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