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정보
장 르 : 미스터리, 공포
등 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감 독 : 장재현
출 연 진 :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러닝타임 : 134분
개 봉 : 2024.02.22.
◆ 오프닝
한국의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오컬트 영화 <파묘>는 오컬트 영화 최초로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끓어 모았습니다. 항일운동 코드가 영화 곳곳에 녹아있어 감독의 숨겨진 의도를 알아차리기 위해 관객들은 N차 관람까지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오컬트 장르라서 더욱 기대가 켰던 <파묘>속으로 지금부터 한 번 파묘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리뷰는 주관적인 것으로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영화 줄거리
미국 LA에 엄청나게 부자인 한인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왜 부자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엄청난 부자입니다. 그런데 이 가족들은 아버지, 아들, 손자 3대에 걸쳐서 알 수 없는 병에 걸려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아픈데, 미국의 병원에서는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없어 그들은 한국에 있는 무당 이화림(김고은)과 법사 윤봉길(이도현)에게 의뢰를 합니다. 그들은 미국에 가서 아기를 살펴보고 이 집안에 묫바람이 들었다고 확신을 합니다. 그리고 이 것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풍수사 지관 김상덕(최민식)과 장의사 고영근(유해진)을 만나 파묘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묘는 구불구불 태백산 깊은 골짜기 결코 사람이 누어있을 자리가 아닌 악지 중에 악지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의뢰자 집안의 어른들은 파묘를 하거든 관을 열어보지 말고 관째로 그냥 태우라고 하고, 아무래도 맡아선 안되는 일을 시작한 것 같아 상덕과 화림 일행은 불길함에 휩싸입니다. 상덕은 불길함에 일을 관두려고 하지만 딸 결혼식 때문에 큰 돈이 필요했던 그는 화림의 묘책에 기대어 결국 산꼭대기에 있는 묘지를 파헤칩니다. 그런데 묘를 파헤치니 그곳에서는 겁나 험한 뭐가 나왔고, 그것으로 인하여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영화 속 역사 이야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름은 모두 우리나라 역사 속에 실질적으로 존재한 독립투사들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한 방송에 출연하여 시나리오를 쓰다가 찾은 독립기념관에서 감명을 받아 오열했고, 민족을 위해 음지에서 고생하셨던 독립운동가들을 감히 소환해 보고싶었다.“고 말하며 그 이유에 대하여 밝혔습니다. 영화의 큰 인기에 힘입어서 독립운동가들의 업적과 정신이 재조명되었고, 그 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최민식 배우가 연기한 풍수사 지관 <김상덕>은 1919년 2월 8일 도쿄에서 2.8 독립선언식을 주도하였으며, 이 후 중국으로 망명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 재건을 위해 힘쓰고 한국 독립군 참모로도 활약하신 독립운동가 이십니다. 조선민족혁명당 중앙집행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광복뒤에는 주석 김구 선생님, 부주석 김규식 등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귀국하여 비상국민회의 대의원과 국회의원까지 출마하여 당선이 됩니다.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무당 <이화림>은 김구 선생님의 비서로서 한인애국단에서 이봉창, 윤봉길 등과 함께 활동한 인물로 홍커우 공원 의거 당시 윤봉길과 부부로 위장하기도 하였습니다.이후 의열단원 윤세주의 연설에 감명받아 조선민족혁명당에 가입하여 그 산하 조선의용대에서 활동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라는 이유로 우리의 역사에서 지워졌다가 최근들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유해진 배우가 연기한 장의사 <고영근>은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개화파 정치인입니다. 일본으로 건너가서 을미사변때 명성황후를 시해하는데 가담했던 조선인인 우범선을 찾아가 암살하였습니다.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에 참여하며 민권운동과 계몽강연 활동에 동참하기도 하였으며, 명성황후가 묻힌 홍릉을 지키는 능참봉으로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이도현 배우가 연기한 법사 <윤봉길>은 일왕의 생일날 홍커우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 유명한 독립운동가입니다. 한인애국단이었는 그는 그후 일본 헌병에 체포되며 가혹한 고문을 받고 사형선고를 받아 돌아가셨습니다. 중국의 지도자 장제스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윤봉길의사를 극찬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해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김구 선생님은 일본에 있던 박열에게 유해 발굴을 부탁하여 윤봉길 의사의 유해를 발굴하였고 한국으로 모셔와 지금의 효창공원에 안장되셨습니다.
◆ 장재현 감독 이야기
장재현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하였고, <검은 사제들>, <사바하> 로 한국에서 흥행하기 어려운 오컬트 장르로 입지를 다지고, <파묘>로 한국 오컬트 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모았습니다.
그의 첫 번째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는 서양의 오컬트 소재를 한국적으로 잘 승화시켜 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바하>는 다소 난해한 소재로 대중들에게 흥행은 덜하였으나, 오컬트 매니아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지를 받으며 지금도 만히 회자되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 되고 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는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하였으며 <파묘>도 어린 시절 놀던 뒷산의 산소에서 굿을 하고 무덤을 파서 나온 오래된 나무관의 모습을 목격한 기억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이창동 감독님께 배운 것이 있는데, 이야기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무속인, 풍수지리사, 장의사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 2년 가까이 함께 지내면서 함께 일하고 수업도 들으면서 이야기와 캐릭터를 쌓아 갔다고 합니다.
◆ 클로징
장재현 감독님이 영화의 숨겨진 이야기와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주시는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감독님이 어떠한 계기를 가지고 영화를 시작하였고, 생각을 전하고 싶어 하셨는지를 들어보니, 영화 <파묘>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행간에는 중간에 오컬트 장르가 아닌 크리쳐 장르로 변하면서 흥미가 더뎌졌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파묘는 감독님이 의도하신 것처럼 많은 상처와 트라우마에 시달린 우리 나라에게 후련한 감정을 전해주었고,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가 힘을 합쳐서 갓난아이를 살리고 그 아이들이 살아갈 삶의 터전을 지켜내는 이야기로서 감동적인 오컬트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