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정보
- 장 르 :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가족
- 등 급 : 전체 관람가
- 감 독 : 이야자키 하야오
- 출 연 진 :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나츠키 마리, 나츠키 마리, 나이토 타카시, 사와구치 야스코
- 러닝타임 : 126분
- 개 봉 : 2002.06.28.
◆ 들어가며
지브리 스튜디오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제작사입니다. 지브리 이름으로 제작한 여러 편의 애니메니션을 정말 좋아하지만, 오늘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2001년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작품에 대하여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상,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등을 수상하며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 주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개봉 이래로 3억 9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등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하였기에 이렇게 예술적, 상업적으로 두루두루 평가가 좋은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리뷰는 주관적인 것으로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영화의 줄거리
부모님을 따라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어린 소녀 ‘치히로’는 친구들과의 헤어짐도 싫고 이래저래 기분이 울적합니다. 치히로의 아빠는 시골길에서 그만 길을 잃게 되었고 수상한 터널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불길한 기분이 든 치히로는 되돌아가자고 하지만, 모험심이 발동한 아빠와 엄마는 그 터널 건너편으로 들어가고 어쩔 수 없이 치히로도 따라서 들어갑니다.
그 곳에는 오래 되어 보이는 테마 파크 같은 곳이 펼쳐졌고, 이상하게도 맛있는 음식 냄새가 아빠를 이끌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본 아빠와 엄마는 허겁지겁 음식을 먹었고 치히로는 먹지 않고 주변을 서성이며 살펴봅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치히로는 엄청나게 큰 건물 앞에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잘생긴 소년 ‘하쿠’와 만나게 됩니다.
하쿠는 깜짝 놀라 이곳에 오면 안된다고 하며 어서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마법으로 시간을 벌어줍니다. 놀란 치히로는 부모님한테 돌아 갔지만,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있는 부모님은 모두 돼지로 변하는 저주에 걸려 버립니다. 겁에 질린 치히로는 돌아가려고 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강으로 변해있고, 설상가상으로 몸이 투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하쿠가 패닉에 빠져있던 치히로를 거대한 온천장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일을 하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라고 조언을 합니다.
치히로는 하쿠의 조언에 따라 온천에서 일하는 린의 도움을 받아 온천의 주인 마녀 유바바를 찾아 갔고 그녀와 계약을 맺고 ‘센’이라는 이름을 새롭게 부여받아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온천장은 온갖 신들과 요괴들이 찾아와서 먹고 마시며 쉬는 곳이 었고, 열심히 일하던 센은 우연히 가오나시를 발견하고 그가 온천장안으로 들어 올 수 있게 합니다.
이 온천장에서 치히로는 수많은 모험과 시련을 겪게 되고, 하쿠와 여러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영화는 치히로가 겁많고 어리광쟁이였던 아이에서 점점 자립하고 강인한 인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 등장인물 소개
이 작품은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은 일본의 문화와 연관되는 나름의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고, 작품 속에서 매력적으로 등장합니다.
- 치히로(센) : 이 영화의 주인공인 치히로는 가족들이 다른 마을로 이사가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겁 많고 소심한 10살짜리 소녀입니다. 신비로운 온천장에서 친구들을 만나 모험을 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점점 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 하쿠 : 치히로를 어려움에서 도와주는 신비로운 소년 하쿠는 냉철하지만 속 마음은 따뜻한 캐릭터입니다. 사실 하쿠는 유바바의 마법에 걸려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잊어 버린 강의 용신이었고, 치히로가 어린 시절에 그와 인연을 맺었었고 잊혀진 자연과 추억을 상징합니다.
- 유바바 : 온천장을 운영하는 탐욕스러운 마녀로, 이 세계의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카리스마 넘치고 위협적이지만 자신의 아기인 보에게는 관대함이 넘칩니다. 그녀의 억압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치히로에게 일자리를 주며 그녀의 이름을 빼앗습니다.
- 제니바 : 유바바와 쌍둥이로서 겉모습은 닮았지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마녀로, 처음에는 적대적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친절하고 현명한 조언자로서 치히로의 모험을 도와 줍니다. 그녀는 이타심과 용서를 상징하고 있으며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있습니다.
- 가오나시 : 혼자 외롭게 떠도는 영혼으로, 처음에는 무해한 것처럼 보이지만 탐욕과 금, 권력에 집착하며 주변 사람들의 성격을 흡수하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그는 인간의 외로움과 욕망,사회적 영향을 상징하지만, 치히로와의 만남을 통해 변화하는 캐릭터입니다.
- 보 : 유바바의 거대한 아기로서 처음에는 응석받이 울보 아기이었지만, 제니바에 의해 작은 쥐로 변신하고 치히로와 함께 모험을 하면서 과잉보호에서 벗어나 점차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과잉보호의 문제와 독립의 중요성을 나타냅니다.
- 가마지 : 온천장의 보일러실을 관리하는 여섯 개의 팔을 가진 노인입니다. 그는 무뚝뚝하지만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은근히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노력과 성실함을 상징하며 헌신적인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 린 : 온천장에서 일하는 언니같은 존재로서 치히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온천장에서의 일을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줍니다. 겉으로는 차가워보이지만 속적이 깊고 현실적인 조언을 잘 해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현실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을 상징합니다.
- 오물신(강의 신) : 처음에는 오물과 악취로 가득한 모습으로 온천장에 찾아온 괴물같은 손님이었으나 치히로와 친구들이 깨끗한 물과 약초로 목욕을 시켜준 이후 웅장한 강의 신임이 밝혀집니다. 인간의 환경 파괴와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며 환경보호와 자연의 회복을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 관람평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작품을 기획할 때 자신의 친구 딸에게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린’을 주인공으로 하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품의 기획을 발전시키면서 치히로가 주인공이 되었고 작품 속 치히로의 성장 이야기는 현실 세계의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주고 싶다는 감독의 의도가 반영되었습니다.
삶의 중요한 가치를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뛰어난 작화와 함께 히사이시 조의 멋진 OST, 깊은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많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경험, 자연과 인간의 관계, 욕심과 정체성의 상실,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 등의 무거운 주제들을 상징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으며, 이러한 점들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시간이 지나도 자꾸 보고 싶은 작품으로 기억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